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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01. (수)

경제/기업

1분기 소매유통업 체감경기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속 자산가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새해 들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9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지난해 1분기 64로 저점을 찍은 후 2분기 73, 3분기 77, 4분기 83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다시 79로 4포인트 떨어졌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88에서 97로 올라 가장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을 통해 불황기에도 부침이 적고 매출 기여가 높은 VIP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강화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팝업스토어 등으로 MZ세대의 유입이 확대되고,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키웠다.

 

슈퍼마켓은 67에서 77로 전망치가 개선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고물가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구매와 근거리 소비가 확산되고 있고, 당일배송 서비스 강화로 매출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슈퍼는 다양한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85로 지난 분기와 비슷했다. 고물가와 비대면소비 증가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치솟는 외식값에 직접 음식을 해먹는 ‘집밥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신선식품과 매장 리뉴얼 강화에 따른 집객 효과, 슈퍼마켓과의 통합소싱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편의점은 65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이 하락을 주도했다. 여기에 점포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매출 전체 성장률은 8.2%였으나 점포당 월평균 매출 신장세는 1.0%에 그쳤다.

 

온라인도 78로 기대감을 낮췄다. 비대면 소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는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체감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통업체들은 올해 역점 경영전략으로 비용절감(52.8%), 온라인채널 강화(29.8%), 오프라인 채널 강화(19.6%), 차별화 상품 개발(18.2%) 등을 차례로 들었다.(중복응답)

 

경영애로 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6.4%), 고물가 지속(21.4%), 시장 경쟁 심화(14.2%), 고금리 지속(10.2%), 기타(4.2%)을 꼽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올해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소비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저성장기에 맞는 채널‧상품‧물류 전략 마련을 통한 능동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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