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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7. (토)

삼면경

행정은 자동화로 가는데, 1999년 이전으로 몸집 커진 세무서

◇…국세청 산하 일선세무서 수가 오는 4월이면 130개에서 133개로 늘어남에 따라 지난 1999년 9월1일 ‘제2의 개청’ 선언 이전으로 사실상 환원.

 

앞서 국세청은 1999년9월1일 ‘정도세정(正道稅政)’을 기치로 내걸고 제2의 개청을 선언하면서 전국의 134개 세무서를 99개로 통·폐합하는 조치를 단행했으며, 당시 국민의 정부가 주창한 ‘작은 정부론’에 부합한다는 호평이 관가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터.

 

정부 내에서의 이같은 상찬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문제점을 파생시켰는데, 세무서 통·폐합에 따른 세무서장 직위가 수십개 사라지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세무서장급 교육훈련프로그램을 급작스레 신설하는 한편, 각급 승진인사 또한 극심한 정체기를 맞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

 

더욱이 일선 세무서가 단순한 징세기관이 아닌 납세자와의 최접점 민원창구라는 인식 전환이 2000년대 이후 크게 높아지는 등 납세서비스 기능이 강조됨에 따라 1999년 당시 두 자릿수에 매몰된 세무서 통·폐합 시도에 대한 반성론마저 국세청 내부적으로 일기도.

 

결국 납세자를 위한 고품질 납세서비스 제공의 필요성과 단순 징세행정에서 복지세정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전후로 일선 세무서 증설이 순차적으로 단행됐으며, 올해 4월 ‘동안산세무서’, ‘계양세무서’, ‘부산강서세무서’ 등 3개 세무서가 신설되면 23년만에 제2의 개청 선언 이전인 1999년 당시보다 딱 1개 부족한 133개 세무서가 되는 셈.

 

세정가에서는 올해 세무서 3곳이 신설되지만, 앞으로도 신설 요구가 높은 만큼 1999년 이전을 넘어서는 역대 최다 세무관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 관내 세무서의 경우 2018년 은평세무서 신설을 끝으로 지난 4년 동안 신설 움직임이 없으나, 종로·영등포·삼성·서초·성동세무서 등의 경우 분리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기에 신설 가능성이 높은 실정.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산업재편 및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세무서 신설을 요구하는 지역자치단체 등도 늘고 있어 세무서 신설 움직임은 당분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

 

세정가 한 관계자는 “국세청의 세무서 증설을 두고 특정기관의 ‘자리 늘리기’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행정수요의 본질은 납세자의 편익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갈수록 복잡 다난해지는 세무행정의 특성과 세정의 패러다임이 복지세정으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 수요에 부응하는 쪽으로 향하는 것이 맞다”고 촌평.

 

한편, 세정가 일각에선 정부 행정이 비대면 등 온라인화, 자동화, AI로 진화하고 있는데 세무관서 증설은 이같은 디지털 행정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상당수.

 

실제로 김대지 국세청장은 올해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올해도 핵심은 디지털 중심 재설계”임을 강조하며, 더 발전된 비대면 (납세)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임을 시사.

 

국세청 내부적으로도 고품질 납세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동·반복업무를 자동화하고, 단순업무관리 또한 전산화하는 등 효율적인 인력활용을 위한 기반시설 정비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어 지금과 같은 세무서 증설 움직임과는 궤를 달리하는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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