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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3. (월)

“관서장 한분 한분의 노력이 국세행정의 성장판을 한없이 열고 ‘국민신뢰’라는 소중한 자산을 확고히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민의 재산권에 직접적인 영향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국세청에게 있어 신뢰는 여느 단어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대국민 담화문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전국 세무서장이 모인 자리에서 김덕중 청장은 이처럼 다시 한번 국민신뢰를 강조했다.

 

그러나 ‘앞으로 얻어야 할’ 신뢰를 강조하기 전, 지난해 국세청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어떠했는지 볼 필요가 있다.

 

세무조사 방침의 갈지(之)자 행보, 현직 지방청장의 불명예스러운 퇴임, 전직 청·차장의 구속, 중앙행정기관의 수사·단속·규제기관 청렴도 평가 4등급(1~5등급 중), 1998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3번째로 전년 대비 국세수입 감소.

 

국세수입이 감소한 까닭이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라고 치더라도, 세무조사 방침의 잇따른 혼선과 (고위직의)기대 이하의 청렴성, 이어진 청렴도 평가 하위권 등 국세청의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후 ‘국민신뢰 회복’을 다짐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4월, 국세청장과 지방청장을 비롯해 전국 세무서장들은 ‘우리의 다짐’과 ‘목민심서’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깨끗하고 신뢰받는 국세공무원이 돼 국민의 변화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스스로 국세공무원임을 자랑스럽게 말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올해도 성찰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지난해 4월은 앞으로의 청렴 실천을 결의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김덕중 청장의 말처럼 지난해의 아쉬움을 정확히 성찰해 국세청 발전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어야 했다.

 

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 발표에 앞서 지난해 세정여건과 세정운영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국세청 내부에 대한 성찰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정가의 한 인사는 “전국관서장회의를 통해 나타난 올해 국세청의 방향이 ‘업무’에만 집중된 것 같다”며 “지난해에 대한 냉정한 자기평가가 없었다. 국세청 내부의 여음(餘音)을 회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올해 첫 관서장회의에서 다짐과 의지, 반성을 고백하는 자신감을 좀더 강하게 보여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는 비록 지난해를 돌이켜보는 성찰의 시간이 없었지만, 국세청이 천명한 자발적 성실신고 유도와 국민경제 활성화 지원의 성과가 잘 드러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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