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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9. (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관심표명

정운기 <前 한국관세사회장>

정부는 지난해 12월2일 제143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Trans Pacipic Partnership)’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기로 했다.

 

관심 표명은 TPP 가입의 제1단계 진입으로 향후 기존 참여국들과 참여조건에 대해 양자협의를 거쳐 공식참여를 선언하고 기존 참여국이 참여를 승인하면 공식적으로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TPP는 2006년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4개 국에 의해 발효된 Pacipic4 협정의 확대 발전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됐으나 2008년 미국의 참여의사 표명을 계기로 국제적 관심도가 높아졌다. 2010년 P4 협정국과 미국, 호주, 페루, 베트남이 참여하면서 TPP 협상으로 발전․진행됐고 그후 말레이시아,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했으며 지난해 4월에 일본이 참여자격을 획득한 가운데 TPP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TPP협정은 높은 수준의 FTA를 지향하고 있으며 상품 및 서비스 교역뿐만 아니라 비관세분야, 지재권분야, 투자, 노동, 환경, 경쟁 등 21개 분야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참여국간에 다양한 쟁점이 제기되고 있다.

 

KIEP는 우리나라가 TPP 참여시 발효후 10년에 2.5∼2.6%의 실질 GDP 증가가 예상되고 자동차, 석유정제품, 섬유 등의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TPP가 체결될 경우 세계 GDP의 38%, 교역규모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 자유무역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며 아태지역이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변화될 것이 예상된다.

 

TPP에 대한 주요 국들의 입장을 보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중심의 경제협력체 실현을 통해 자국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아태지역에서의 중국 견제 및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이다. 반면 중국은 협정 내용에 비관세 장벽부문이 포함돼 있어 자국에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TPP를 통한 경제통합이 이뤄지면 아태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 축소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경제통합의 주도권 상실을 우려해 TPP 참여를 주저하고 있으며 대신 역내 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ASEAN은 TPP로 인해 아시아지역 경제 통합과정에서의 주도권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현재 ASEAN국가 중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4개 국이 참여하고 있고 태국도 참여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ASEAN은 기존에 ASEAN+3(한·중·일 3개국) 및 ASEAN+6(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국가 대상의 다자간 FTA 형태의 FTA를 각각 추진해 왔으나 실익면에서 이를 통합하는 방안으로 RCEP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TPP 협상 참가국들은 2013년도 내에 협상 타결을 목표로 진행해 왔으나 2013년12월7∼10일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TPP 각료회의 개최 결과 12개 참여국들이 핵심과제에 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해 연내 협상 타결은 실패했고 올해 4∼5월경이 협상 타결의 시점이 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RCEP와 TPP는 양자 대립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정부도 일본이 TPP에 참여했고 RCEP에 비해 TPP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TPP참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의 TPP 참여를 환영하고 있어 앞으로 TPP와 RCEP가 공존하면서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을 주도해 갈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TPP 참여에 관심 표명을 했지만 미국 무역대표부 카틀러 대표보는 TPP는 이미 협상이 종료단계이므로 한국이 당장 참여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으며, 특히 미국은 한국의 참여조건으로 ‘높은 수준의 FTA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와 ‘현재 한·미 FTA 이행과정에서 미국의 이해당사자들이 우려하는 양자간 현안들을 한국이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 미국은 한국의 TPP 참여를 한·미 FTA이행과 연관해 동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TPP협상은 현재 룰 협상단계이며 10여개 분야는 이미 합의하고 실무적 작업만 남은 상태이며 나머지 분야도 상당한 의견 일치를 보고 있는 단계로서 룰 협상은 종료단계에 있으므로 한국이 이 단계에서 TPP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므로 우리 정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룰 협상보다는 시간을 갖고 국내 시장에 영향이 많은 상품 협상에 대해 일본, 멕시코 등 12개 TPP 참가국들과 양자간 협상에 주력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 정치적․군사적으로 이해 충돌이 커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미·일·중간의 경제적 이해가 다시 충돌되는 TPP와 RCEP의 참여를 두고 정부에서는 많은 연구와 검토를 거친 끝에 우선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TPP 참여국 대부분과 FTA가 체결됐거나 협상 중에 있고 또한 한·중 및 한·중·일 FTA를 추진하고 있어  TPP참여시 협상조건에 대해 기존 협정 및 추진 중인 협상 내용과 신중하게 비교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정치·군사적 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또한 중요하다 할 것이므로 앞으로 RCEP 참여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본면의 외부원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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