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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경제/기업

삼정KPMG "'고객접점' 앞세운 IT공룡들 금융산업 틀 흔든다"

글로벌 10대 기업 중 7곳, 금융 비즈니스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

"금융기업, 상품 차별화·플랫폼 경쟁력 강화 필요"

 

기술과 자본, 고객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기업은 상품 자체의 차별화 및 플랫폼 경쟁력을 고민하고, 적극적인 제휴 등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정 KPMG(회장 김교태)는 25일 ‘공룡들의 전쟁터가 된 금융산업’ 보고서를 발표해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7개가 금융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으로서 테크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거대 기술 기업을 뜻한다. 디지털에 익숙한 MZ 세대가 부상하고, 비(非)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도 금융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금융업 후발주자로 꼽히는 빅테크 기업은 유통·SNS 등의 고객 접점을 통해 대규모 고객 수, 네트워크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데이터 활용 역량과 보유 기술로 초개인화·비대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점도 주목받는다.

 

빅테크 기업들은 신기술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빅테크 기업의 핀테크 투자건수는 2014년 17건에서 2019년 47건으로 늘었다. 2014~2019년 알파벳 65건, 텐센트 49건, 알리바바 22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 선점에 나서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빅테크 기업은 SNS, 전자상거래 등 자사 핵심사업과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 자사 지급결제서비스를 활용해 기존 금융사와 파트너십, 암호화폐 개발 등 혁신 금융상품을 출시하거나 인터넷 기업이 결제·은행업·보험·투자 등 금융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설립해 금융당국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며, 네이버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와 보험자회사 NF 보험서비스, 네이버 파이낸셜 등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핀테크 유니콘 기업인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을 준비 중이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나온다. 독과점 우려, 개인정보 보호, 금융시스템 안정성 등이 주요 쟁점이다. 글로벌 주요기관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작년 12월 디지털금융 규제·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되면서 금융시스템과 소비자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보고서는 “금융기업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사의 고도화된 역량이 집중된 장기·투장성 금융상품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협업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M&A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빅테크 기업에게는 “규제와 경쟁의 가속화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금융안정성과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위한 보안, 소비자 보호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도 주문했다.

 

조재박 삼정KPMG 디지털본부장은 “고객이 보유한 금융상품, 자산, 현금흐름, 성향을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마이데이터 도입에 따라 제도권화·활성화될 것”이라며 “고객 접점에서 절대 우위에 있으면서 결제를 넘어 금융경험을 넓히고 있는 빅테크 기업이 기존 금융사의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융산업 내 플레이어들은 상품 본연의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 오프라인 채널의 전문성 및 자산관리 역량 제고, 적극적인 제휴와 중장기 관점의 전후방산업 투자를 통한 고객 접점 및 생태계를 확보해야 한다”며 “동시에 고객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경험 연계 및 혁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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