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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9. (금)

내국세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점에 탄력받는 '부가세 신고창구 폐지론'

비대면 세무서비스 완착 단계 불구 "세무서 가면 다 해준다"…간극 좁혀야

국세청, 2월15일부터 10여일 동안 신고창구 한시 운영

80세 이상·중증장애인에 한해 신고도움…80세 미만·일반장애인·신규사업자 등은 단순상담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지원)창구를 폐지하느냐 마느냐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신고창구 폐지 문제는 오랜 기간 ‘폐지시도’, ‘유지’, ‘축소운영’ 등 논란을 거듭한 사안인데,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폐지’ 쪽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6일 2020년 제2기 확정 부가세 신고납부 관리방향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세무서 신고창구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공식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청과 일선세무서에서는 신고창구 미운영 사실을 긴급 공지하며, 신고서 작성요령 동영상을 참고해 스스로 신고하거나 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전자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세청은 다만 신고서를 스스로 작성하기 어려운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장애인, 신규사업자에 한해서는 신고지원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세무서를 방문하는 납세자에 대해서도 직원이나 신고도우미의 신고서 대리작성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국세청이 새해 초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점과 맞물려 부가세 신고창구 미운영 방침을 밝히자, 개인사업자를 비롯해 세무대리인 등 세무대리계는 당연한듯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 각 부처에서 ‘비대면’ 업무처리가 늘고 있는 점도 신고창구 미운영 방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세목별로 전자신고가 거의 정착단계에 이른 국세행정은 사실상 오래전부터 ‘비대면’ 업무처리 방식이 이어져 왔다.

 

이번 부가세 신고의 경우도 국세청은 홈택스에서 신고서 주요 항목을 바로 조회해 채울 수 있는 ‘미리채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사실상 홈택스에서 신고서를 대신 작성해 주는 셈이다. 

 

또한 이번 신고부터 모든 업종의 일반과세자가 '손택스'에 접속해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바일 신고요령 동영상도 홈택스와 유튜브 등에 게시해 참고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세무서 방문이 많은 소규모 개인사업자는 ARS 신고시스템(1544-9944)을 개발, 주민번호와 사업자번호만 인증하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자신고를 비롯한 이같은 다양한 비대면 세무처리가 완착 단계에 이른 만큼, 국세청은 코로나19 3차 유행을 계기로 신고창구를 폐지 또는 축소 등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현장의 한 세무대리인은 “실제 신고창구가 폐지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도 사업자들 사이에는 세무서를 방문하면 신고를 다 도와준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의 신고운영 방침과 세무대리인·사업자들이 생각하는 신고서비스 간의 간극이 여전함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국세청은 이번 부가세 신고기간 중 신고지원에 대한 간극을 서서히 좁혀나갈 방침으로, 장애인·고령자·신규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오는 2월15일부터 2월25일까지 한시적으로 개설되는 신고지원창구에 대한 운영지침을 최근 일선세무서에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침에 따르면, 일선 신고창구에선 고령자 가운데 80세 이상, 장애인 가운데 중증장애인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신고도움을 주되, 65~80세 미만 및 일반장애인, 신규사업자 등은 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순문의에 대해서만 상담해 준다는 방침이다.

 

‘일선세무서에 가면 결국 다 신고 대행해 준다’는 인식을 이번 부가세 신고기간 중 불식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으로, 이번 방침이 실효성을 거둘 경우 국세청의 신고창구 폐지론에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된다.

 

한편, 지난해 11월 국세행정포럼에서는 신고창구 이용대상을 영세납세자, 고령자 등으로 제한하고, 신고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고창구를 대규모로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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