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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수)

관세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확대에도 다국적기업 '씁쓸'

세법개정안, 특수관계자 거래자료 미제출로 과태료 부과땐 수정세금계산서 발급 제한

일부 다국적기업, 소극적 자료 제출 통한 과세회피 악용에 제동…앞으론 매입세액공제도 힘들어

관세사·기업들 "현행 부가세법 체계상 배치" vs 정부 "다국적기업 자발적 자료제출 유인 필요"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원칙적으로 발급할 것임을 밝힌 가운데, 발급 제외 사유로 지정한 요건을 두고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정부가 수정수입계산서 발급 제한 사유로 관세법에 따라 벌칙이 부과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당초 과소신고한 경우와 함께, ‘특수관계 거래관련 자료 미제출로 과태료가 부과’된 경우에도 발급을 제한키로 했기 때문.

 

수입재화에 대해 당초 발급한 수입세금계산서의 기재사항을 세관장이 수정해 발급하는 수정수입세금계산서(이하, 수정계산서)는 수입업체가 매입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세금계산서다.

 

과거에는 별다른 제한 없이 수정계산서가 발급됐으나, 박근혜정부 출범 초창기인 2013년에 돌연 수정계산서의 발급이 사실상 불허됐다. 수입업체는 물론 이를 대리하는 관세사업계의 신고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는 배경이었다.

 

수정계산서 미발급으로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힌 수입업체와 관세사업계로부터 현행 부가세법 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항의가 거세자, 정부는 ‘세관에서 추징하는 경우’, ‘추징할 것을 알고 수정신고하는 경우(수입자 착오·경미한 과실·무귀책 증명은 제외)’ 외에는 발급을 허용하는 것으로 양보했다.

 

그럼에도 관세업계와 기업에서는 부족세액을 납부했음에도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는 지금과 같은 포지티브 방식의 수정계산서 발급 체계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결국 올해 세법개정안에서는 일부 제한 사유 외에는 원칙적으로 수정계산서 발급을 전면 허용(네거티브방식)키로 했다.

 

수정계산서의 발급 사유를 확대한 이번 세법개정으로 기업의 자금난이 크게 완화되는 것은 물론, 수입신고를 대리한 관세사업계에서도 손해배상책임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관세법상 관세포탈죄, 가격조작죄 등에 따른 벌칙 적용 △허위문서 작성, 자료파기 등 부당한 방법으로 당초 과소신고한 경우 등은 수정계산서 발급을 제한키로 했다.

 

기업과 관세사업계는 세관신고의 정확성 제고와 법규준수도 향상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발급 제한사유 가운데 ‘특수관계 거래 관련 자료 미제출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에도 수정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특수관계자간의 거래가격에 대한 납세자의 증명책임을 강화하는 정책목표를 세웠으며, 납세자인 특수관계자가 거래가격에 대한 증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 거래가격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자료제출 미이행에 따른 최고 2억원의 추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도 특수관계거래자가 거래가격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또는 허위제출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실제 특수관계거래 조사시 과태료 부과 케이스는 극히 예외적으로 행해지고 다만 신고가격을 불인정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번 세법개정안을 통해 특수관계거래에 대한 자료제출 항목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납세자는 종전보다 자료 제출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법개정안에서는 △동종·동질 또는 유사물품 가격 등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 차이 △거래가격에 판매자의 비용·이윤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경우 △해당산업의 정상적인 가격 결정 관행과 부합하지 않은 경우 등도 증명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신설했다.

 

기획재정부는 “다국적기업 등 특수관계자간의 거래에서는 가격결정 자료가 해외 본사에 집중돼 있어 납세자의 자발적·적극적 협력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증명책임을 과세당국이 모두 부담하고 있다”며 “이를 악용해 일부 다국적기업은 과세를 피하기 위해 과세자료의 소극적 제출 등을 전략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관계자간의 가격결정 자료의 성실한 제출 및 투명한 거래를 위해 개정에 나섰다는 기획재정부의 배경설명에도 불구하고, 특수관계 거래자료 미제출로 과태료가 부과될 경우 매입세액공제에 반드시 필요한 수정계산서를 발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외투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사업계 한 관계자는 “외투기업의 경우 과세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본사의 비협조 또는 대외비 사항인 원가재료인 경우가 대다수”라며, “관세청이 과태료 처분을 남발한다면 기업의 타격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외투기업의 거래자료 제출 회피 현상이 많다고 인정하더라도 세금계산서 발급 제한을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 참에 관세청이 자료 미제출에 대한 과태료 부과기준을 상세하게 규정해 공표해야 한다”고 과태료 부과 가이드라인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관세청은 현재도 수정계산서 발급 제한 건수가 연간 20건 내외에 불과한 점을 들어 법안 개정시 제한사유는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으며, 다만 원활한 특수관계자 거래자료 확보를 위해 과태료와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을 연계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에 자료 요청시 본사 소관임을 내세워 자료 협조가 극히 저조한 상황”이라며 “특수관계자의 자발적인 자료 제출을 유인하기 위한 (수정계산서 발급제한 등) 강화된 제도를 세제실과 협의를 통해 시행령 및 관련 고시에서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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