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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내달 임기 마치는 김정식 한일세무사친선협회장

4년 동안 소탈한 리더십으로 양국 우호증진·세제발전에 기여…민간외교 역할도

한일세무사친선협회를 4년간 이끈 김정식 회장이 내달 임기를 마친다.

 

김정식 회장은 협회 창립 20주년인 지난 2016년 만장일치로 신임 회장에 뽑혔다. 2년 뒤 또 한번 만장일치로 추대돼 회장직을 연임했다.

 

한일세무사친선협회는 한국과 일본 세무사의 친선도모와 양국간 조세·세정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995년 창립됐다. 세무사로 개업하면 누구나 한일세무사친선협회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주로 회직을 경험하고 회를 위해 봉사하는 세무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일본 일한우호세리사연맹과 우호협정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교대로 양국을 상호 방문해 한일 합동회의를 개최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우호를 다진다.

 

지난 2018년에는 경기도 수원에서 한일합동회의를 개최해 일본측의 학술발표가 있었고, 이듬해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올해 또 한번 일본 세리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일본 세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 협회는 동일본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의연금 750만원을 일한우호세리사연맹·일본세리사연합회에 전달해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양국 세제발전은 물론, 한일관계에도 기여하는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한 셈이다.

 

김정식 회장이 두 번의 만장일치로 회장직을 연임한 데는 '자연스러운 리더십'이 한몫했다. 김 회장은 현직 개업세무사 중 ‘세무학 박사 1호’ 호칭을 얻은 이래 15년간 한결같이 순수한 열정으로 조세학문에 매진해 왔다.

 

국세청 재직 중 세무사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 세무사는 조세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겸임교수로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복잡한 지방세 분야에서도 한국지방세학회 이사를 맡아 '지방세 콜로키움' 등 전문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누구라도 ‘세무학’에 관해서라면 김 회장과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바다 건너 일본 세리사라고 예외일 리 없다. 얼마 전 코로나19로 정부가 제한적 납기 연장 대책을 발표하자 그는 일본 세리사와 통화하며 일본 측 대처가 어떤지 한발 앞서 챙겼다.

 

최근 김 회장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일본 세리사로부터 ‘상속세 신고와 서면첨부’라는 책을 받아 번역해 ‘계간 세무사’ 겨울호에 ‘일본 서면첨부제도 및 세무조사전 의견청취제도’에 관한 글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김 회장은 “책을 상당 부분 읽고 나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제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음을 깨달았다”며 “동료 세무사들과의 공유는 물론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느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조세전문가로서의 열정과 편견없이 학문을 대하는 진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정식 회장은 ‘양국 제도의 좋은 점은 자진해서 서로 알려주고 문화교류로서 좋은 모범이 된다’는 친선협회의 목표에 가장 부합한 회장으로 평가받는다. "'무늬만 회장'이 아니라 회무 이상의 영역까지 진심을 다한 결과이며, 회장직을 내려놓더라도 의지할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친선협회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올초 신년하례회에서도 김 회장은 개정세법 해설 강의에 보충 설명이 필요하자 소탈한 한복 차림 그대로 강단에 뛰어올랐다. 유념해야 할 사항을 조목조목 짚는 강의에 회원들은 펜을 꺼내들고 메모를 하는 등 그의 열정에 매료됐다. 

 

한편, 후임 회장을 뽑는 내달 한일세무사친선협회 정기총회는 마지막 주로 예정돼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확한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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