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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목)

내국세

국세청 자금출처조사…"A부터 Z까지 다 못 맞추면 답이 없어"

●국세청 자금출처조사 추적 사례
부동산 탈루혐의자, 자금출처 소명보다는 정식 세무조사 실시
취득자금 증명하는 과정에서 과거 소득세 탈루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고가아파트 뿐만 아니라 중저가 아파트 취득자도 조사받을 수 있어
세무대리계 "주택 구입 계획 있다면 세금부터 말끔히 해소하고 가야"

서울 등지에서 텔레마케팅 알선업을 하고 있는 A씨. 몇 해 전 수도권 인근의 시세 10억 가량 아파트를 구입해 기쁨에 들떴으나 지난해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 조사반원으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확인됐으나 A씨의 소득 내역 등을 감안할 경우 자금원천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재산명세에 대한 취득자금과 관계된 증빙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받고 앞이 캄캄해졌다.

 

그동안 세금신고에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A씨는 텔레마케팅 알선업을 통해 나름 짭짤한 수입을 올렸으며, 해당 수입원을 기초로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과거의 소득세 탈루금액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자신의 부모는 물론, 처갓집 장인 장모 등도 넉넉지 않은 형편인 탓에 자금원천 내역 가운데 증여로 받은 금액이 없었지만, 역으로 증여세 공제 한 푼 없이 전액 소득 처리되는 등 거액의 소득세를 추징당할 수밖에 없었다.

 

국세청이 지난 2017년 8월 이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과정에서의 탈루행위에 대해 중점 검증에 나선 가운데, 특히 세금 탈루 혐의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세무조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 탈루행위 혐의자 481명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은 두달만인 올해 2월13일 다시금 부동산 탈세혐의자 361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한층 강도를 올리고 있다.

 

과거엔 부동산 뿐만 아니라 자산 형성과정에서 탈루 의심혐의가 파생될 경우 간편하게 서면으로 소명하고 이 과정에서 해소가 되지 않으면 조사로 전환하는 방식이 선호됐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자료소명 또한 중복세무조사 범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파생된 후에는 국세청 스스로부터 서면을 통한 자료소명 보다는 정식 세무조사로 전환하되 비교적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간편조사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부동산거래와 관련한 탈루혐의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로 전환하는 것이 기정 절차화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금출처 조사를 받는 납세자를 도와 조사에 참여한 세무대리인들은 지금의 부동산 세무조사는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무대리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출처 소명과 자금출처 조사는 개념부터 다르다”며, “소명의 경우 80% 가량만 맞으면 넘어가는 반면, 조사는 A부터 Z까지 자금흐름이 다 맞아야 하기에 부동산 취득과 관련한 자금출처조사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사수임업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세무대리업계 관계자는 “국세청의 부동산 탈루혐의자 분석과정에서 원천 신고된 세금 내역을 역으로 추산해 보면 혐의자의 공개된 자산내역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자금출처 조사에서 자금원천 내역을 입증하지 못하는 개인의 경우 소득세 및 증여세 탈루 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실상 답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국세청의 부동산 탈루혐의자 분석은 어디까지나 신고된 세금내역 및 타 부처와의 연계된 정보망이 토대인 만큼, 세세한 자금원 취득까지는 알지 못한다.

 

일례로, 최근 모 세무대리인은 미성년의 아파트 구입 이후 국세청 부동산 세무조사를 받게 된 친권자의 요청으로 조사수임에 나섰으나, 싱겁게 무혐의로 종결됐다.

 

미성년인 탓에 원천자금이 없는 등 존속을 통한 증여가 유력시됐으나, 미성년이 민간기업으로부터 사고에 따른 보상금을 수령했고, 해당 보상금으로 아파트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해당 세무대리인은 “민간기업을 통한 보상금 내역까지 알지 못했기에 아파트를 구입한 미성년에 대해 세무조사가 진행됐으나 추징금 없이 종결됐다”며, “다만, 아파트 구입금액이 소형임에도 이같은 내역을 분석해 조사대상자로 선정한 국세청의 분석시스템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국세청 부동산 관련 자금출처 조사의 경우 통상 9억 이상 고액아파트 취득자를 대상으로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세무대리업계의 중론이다.

 

국세청 조사국 관계자 또한 “미성년 또는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조사대상에 선정될 확률이 높기는 하나, 중저가의 아파트를 구입했음에도 조사대상에 선정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며, “이 경우에는 신고된 세금내역 만으로는 도저히 아파트 구입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등 자금취득 경위가 모호하기에 조사대상에 선정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의 부동산 자금출처조사 증여추정 배제기준이 반드시 통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자금취득원이 불분명하면 국세청의 부동산 자금출처 세무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올해부터 변경되는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소득금액증명원 등 15종의 서류를 사전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세청 역시 정부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올해 부동산 정책 변경에 맞춰 3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도 자금취득원이 불분명할 경우 언제든지 조사대상에 선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세무대리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불법증여 및 탈루소득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국세청 뿐만 아니라 관계기관을 통해서도 탈루혐의 의심자료가 지속적으로 이첩되는 만큼 주택 등 부동산 구입계획이 있다면 세금 부분은 말끔히 해소하고 가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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