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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금)

[판례평석]금지되는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와 인과관계 없는 과세처분의 위법성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두55421 판결

1. 들어가며

 

이 글에서 소개하는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두55421 판결은, 금지되는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와 과세처분 간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 즉 금지되는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거나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 경우에도,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아래에서는 구체적으로 금지되는 재조사와 관련한 대상 판결의 판시내용을 살펴보고, 각 입장에서 대상 판결의 의의 및 한계에 대하여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사건의 개요 및 판시내용

 

가. 사실관계

 

1) 원고는 200△. 10. 12. □□시 북구 (주소 생략) 토지 6559㎡ 및 그 지상 건물 2244㎡(공장 1800㎡, 사무실 228㎡, 후생동 216㎡)(이하 위 토지 및 건물을 모두 합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621,100,000원에 경매로 취득하고, 201◇. 2. 26. ○○○○○ 주식회사(구 ◇◇◇◇◇◇◇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양수법인’)에 1,350,000,000원에 양도하였다.

 

2) 원고는 201◇. 4. 27.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원고가 200△. 11. 1.부터 200□. 6. 1.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하여 □□□□□□ 주식회사(이하 ‘시공업체’)에 이 사건 공사비 285,000,000원을 지급하였고, 그 외에 전기승압공사비 26,500,000원을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이들을 필요경비로 신고하였다.

 

3) △△세무서장은 201◇. 10. 4.부터 201◇. 10. 23.까지 세무조사(이하 ‘1차 세무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 대한 공사계약서 및 공사내역서, 이 사건 양수법인이 200▽. 12. 19.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로부터 임차할 당시 이 사건 부동산 건물에 리모델링공사가 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이 사건 양수법인 대표 소외 1의 확인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지출내역을 나타내는 금융거래내역을 제출하였고, 이에 △△세무서장은 위 전기승압공사비는 부인하고 이 사건 공사비는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것으로 세무조사를 종결하였다.

 

4) 그 후 국세청은 △△세무서에 대한 업무감사를 실시하여 시공업체가 공사비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원고가 제시한 공사비 지급내역도 수취자 미확인 등으로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가 실제 진행되었는지를 검토하여 원고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재경정하도록 시정지시를 하였다.

 

5) △△세무서장은 위 시정지시에 따라 조사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201△. 7. 23.부터 201△. 7. 25.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방문하게 하여, 이 사건 양수법인의 대표 소외 1 및 직원 소외 2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로부터 소외 1 명의의 위 확인서가 위조되었고, 이 사건 부동산 건물에 리모델링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서 및 관련장부를 제출받은 후(이하‘ 이 사건 조사’), 이 사건 공사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사비를 부인하였고, 원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피고는 201△. 10. 1. 원고에 대하여 2012년 귀속 양도소득세 161,811,470원(가산세 67,040,485원 포함)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6) 원고는 이에 조세심판원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 5. 6. 기각되었다.

 

나. 쟁점

 

이미 1차 세무조사를 통하여 확인된 과세자료만으로도 충분히 과세처분이 가능하였고, 과세관청이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거나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 경우에도, 재조사로 인하여 과세처분이 위법하게 되는지가 주된 쟁점이다.

 

다. 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16. 5. 20. 선고 2015구단56383 판결)의 요지

 

피고는 이미 1차 세무조사를 통하여 확인된 과세자료만으로도 충분히 이 사건 처분이 가능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조사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따라서 이 사건 조사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피고 주장대로 1차 세무조사를 통하여 확인된 과세자료만으로도 충분히 이 사건 처분이 가능하였다면, △△세무서장은 단지 국세청의 감사지적사항을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성도 없는 세무조사를 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나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권의 남용으로서, 앞에서 살펴본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점, ② 또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조사에서 얻어진 자료, 즉 원고가 1차 세무조사에서 제출한 소외 1 명의의 확인서의 진위, 이 사건 공사의 실재 여부 등에 대하여 소외 1, 소외 2에게 질문하여 얻은 진술서 등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여 이 사건 조사와 이 사건 처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도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2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6. 10. 11. 선고 2016누49589 판결)의 요지

 

과세관청이 중복하여 실시한 위법한 세무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판단의 근거로 삼지 않고 부과처분을 하거나, 위법한 세무조사에 의한 과세자료를 배제하고서도 납세자에 대한 부과처분과 동일한 부과처분이 가능한 경우에는 납세자에 대한 부과처분은 위법한 세무조사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마. 대법원 판결의 요지

 

관련 규정들의 문언과 체계, 재조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입법취지, 그 위반의 효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에 따라 금지되는 재조사에 기하여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단순히 당초 과세처분의 오류를 경정하는 경우에 불과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위법하고, 이는 과세관청이 그러한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거나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대법원 판결의 의의 및 한계

 

1) 대상 판결의 판시 내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① 세무조사는 납세자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인하는 방법으로라도 중복세무조사를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고, ② 과세관청이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았는지,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지의 여부는 과세관청의 주장 여하에 크게 좌우되고 그 판단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③ 세무조사가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비해 국민의 기본권을 덜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무조사는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와 달리 영장주의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여 남용의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제한할 필요성이 역시 크다는 등의 이유로 대상 판결에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대상 판결의 판시 내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① 금지되는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근거로 한 과세처분의 효력만을 부인하더라도, 재조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입법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② 재조사로 획득한 과세자료와 과세처분이 서로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금지되는 재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납세자에게 이미 정당하게 성립된 납세의무를 전부를 면제시켜 주는 것은 불합리 할 뿐만 아니라, ③ 세무조사보다 국민의 기본권에 보다 영향을 끼치는 형사절차의 경우에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및 그로부터 파생된 증거의 증거능력만을 부정하는데 반하여, 세무조사의 경우 과세처분의 효력을 전부 부인하는 것은 균형에 맞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대상 판결의 한계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2) 세무조사는 납세자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제한의 필요성이 크다고 할 것이어서, 대상판결로 인해 과세관청은 세무조사에 임함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조사로 얻은 과세자료를 과세처분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거나 이를 배제하고서도 동일한 과세처분이 가능한 경우, 즉 재조사와 과세처분 간에 서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단지 금지되는 재조사가 행해졌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의 효력을 전부 부인하는 것은, 인과관계의 존부와 형평을 중시하는 법학의 특성에 비추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무조사는 영장주의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보다 남용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우리 조세법에는 형사소송법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과 같은 이론이 체계적으로 법제화 되어 있지 않으며, 판례 또한 풍부한 편이 아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다소 아쉬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세법제가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되고, 관련 이론 및 판례가 보다 축적될 필요성이 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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